입뺀이나 와꾸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줄임말 같기도 하고 일본말 같기도 하죠? 실제로 줄임말도 맞고, 일본말도 맞습니다.
그렇다면 입뺀뜻과 와꾸뜻은 뭐고, 또 어떤 상황에서 쓸까요?
입뺀뜻이 대체 뭘까?
입뺀은 '입구뺀찌'의 줄임말이에요. 이걸 풀어서 설명하면 '입구에서 뺀찌를 놓는다'가 되겠죠. 입구는 누구나 아는 단어이고, 문제는 바로 '뺀찌'입니다.
뺀찌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공구함에 들어 있는 전선 자르는 도구가 생각나는데요. 영어로는 이 뺀찌를 'Pinchers' 또는 'Plier'라고 불러요. 영어에서 핀처스라고 부르는 이 단어가 일본을 거치며 '뺀찌'가 된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뺀찌 또는 펜치라고들 쓰죠.
그럼 입뺀뜻은 뭐가 될까요?
네, 바로 입구에서부터 입장을 딱 잘라 거절한다는 의미입니다. 너무 슬프지 않나요?ㅠㅠ
클럽에서 소위 말하는 '물 관리'를 위해 입구에서 손님을 가려 받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입뺀이라는 말을 자주 써요. 이 분도 클럽에 놀러 갔다가 "입장 안 되실 거 같다"라는 말을 듣고 입뺀당한 거냐며 글을 올리셨어요.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질문을 보면, 클럽에 갈 때 입을 옷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 "클럽입뺀 당할 패션인가요?"라고 묻습니다. 그리고 답변에는 "와꾸가 좋으면 무난히 입장될 것 같다"라는 말이 달렸죠?
와꾸...?
와꾸뜻은 또 뭐지?
와꾸뜻은 "와꾸만 괜찮으면 무난하게 입장할 것 같다"라는 말에서 힌트가 나옵니다. 클럽에서 사람들이 옷 말고 보는 게 또 뭐가 있을까요?
네, 바로 얼굴입니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고들 하죠. 와꾸까지 갖추어야 입뺀당하지 않는다는 소리입니다ㅠㅠ
와꾸는 일본어로 치면 '틀', '테두리'를 뜻하는데요. 은어로 외모 혹은 얼굴을 뜻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알바 구한다고 알바천국을 뒤지던 시절, 근무조건에 "와꾸 좋으신 분"이라는 말이 있어서 당황했어요. 처음에는 말주변을 뜻하는 건가 했는데, 알고 보니 얼굴이 반반하게 생겼는지 묻는 거더라고요.
저는 클럽에서 와꾸와 패션을 기준으로 입뺀 놓는 걸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외모지상주의다 뭐다 해도, 결국 엄연한 영업장이니까요. 본인들만의 운영방식이 있다는 건 인정해 줘야죠.
문제는 클럽 관리자들 사이에서 입뺀 놓는 기준을 두고 외모 비하 발언을 한다는 거예요. 아시아경제가 올린 뉴스를 보면 클럽 관리자들의 매뉴얼에 돼지, 하마, 범생이, 동남아스타일 흑인 등 비하 발언이 들어갔다고 해요.
입뺀은 자유지만... 이런 발언은 기분 나쁘죠. 차라리 매뉴얼을 들키지나 말지.
입뺀뜻과 와꾸뜻은 알고 나면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씁쓸해지는데요. 뜻도 뜻이거니와 일본어의 잔재인 만큼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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